기획기사

기획기사 물의 재발견-대체수자원

타들어 가는 지구촌…대체수자원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지난여름 유럽지역의 3분의 2가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EU 집행위는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가뭄으로 인해 양쯔강 수위가 낮아져 600년 동안 수몰되어있던 불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충남지역은 가뭄으로 인해 물 부족 사태를 겪었으며 강원도 속초와 태백 지역 등은 겨울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기도 한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환경전망 2050 보고서1)에 따르면, 2025년의 한국은 ‘물 기근 국가’를 피할 수 없고, 2050년에는 24개 평가 대상 국가 중 물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한다.2) 이제 비상 상황이 일상이 될 미래를 대비해 확보할 수 있는 대체수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확실한 보험, 대체수자원


‘대체수자원’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 없으나, 전통적인 댐 용수, 하천표류수, 지하수의 직접 이용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수자원 취수 방식으로 확보되는 모든 수자원3)이라 할 수 있다.

지하수의 손실을 막고 사용 가능한 수질로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하수나 폐수를 다시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거나 바닷물을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담수로 만들고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는 것까지, 새로운 시대를 이끌 대체수자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순환 건전성 회복을 위한 최우선 전략과제


물을 가져올 수 있는 수원을 다변화하여 지속가능한 수자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은 2030년까지 추진되는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도 핵심적인 과제이다. 국가물관리계획에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누리는 생명의 물”이라는 비전과 함께, 지속가능한 물 이용 체계 확립을 목표로 대체수자원 개발 및 물 재이용 활성화를 핵심 추진과제로 선정하였다. 강변여과수, 지하수저류지, 해수 담수화, 하·폐수처리수 재이용 같은 대체수자원 기술을 개발하고, 물산업의 신시장 창출 육성을 위해 지원하는 한편, 이를 위한 법·제도 기반부터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하수재이용수를 공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수도법 등에 활용 근거를 마련하고, 수자원법에 하·폐수처리수를 ‘수자원’의 개념으로 포함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4)

이 모든 것이 언제 어디서나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 전반의 물순환 이용체계를 고려하는 물 공급의 기반을 다져가는 과정이 된다.

사진설명 두바이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 대체수자원 개발과 유지에는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

▲ 두바이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 대체수자원 개발과 유지에는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


대체수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새로운 변화에는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현재 대체수자원 시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담수화에 들어가는 비용이 기존 방식보다 높기 때문이다.

대체수자원 개발이 댐이나 강에서 취수, 정수, 공급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적인 선택지에서 밀려나게 된 것이다. 또한 대체수자원을 수요처까지 공급하기 위한 관로 건설과 유지 보수에는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

해수 담수화 시설은 장비가 커서 거대한 플랜트가 필요하며 생산비용을 높이는 물리적, 화학적 처리 과정도 거쳐야 한다. 빗물 재활용 역시 제대로 운영하려면 철저하게 시설을 유지 관리해야 한다. 대체수자원 기술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때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체수자원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대체수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및 경제적 지원과 법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물 수요자들이 대체수자원에 대해 가진 인식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

마실 수 없는 물을 이용했다는 사실 때문에 사용을 꺼리지 않도록 재이용수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조사 지원과 함께, 한정된 수자원의 효율적 대체수자원이라는 국민적인 공감대 확대가 필요하다.

미래세대를 위한 대체수자원 확보를 위해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은 길다. 지금 당장 편히 쓰고 나면 끝, 이라는 근시안적인 수자원 개발방식은 이미 세계적으로 종언을 고하고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자에게 밝은 미래가 있다. 수질과 수량, 수생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물순환 전 과정을 관리해야만 미래세대에게도 깨끗하고 안정적인 수자원을 약속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대체수자원을 개발하고 물 재이용을 활성화함으로써 통합물관리의 기본인 물순환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1) OECD 환경전망 2050과 우리나라의 물관리 (2012. 물과 미래:한국수자원학회지 v.45 no.8)
2) ‘물부족’체감 못하는 한국... 현실은 ‘물기근’? (2020.02.04. 아시아경제)
3) 제주발전연구원,2008
4) 제1차 국가물관리 기본계획(2012-2030) (2021. 06. 08. 관계부처 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