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창원시와 경기도 수원시에서 ‘수돗물 깔따구 유충 사태’가 발생했다. 수돗물 생산과 공급 시스템이 고도화되었지만 이런 일련의 사고 때문에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여전하다. 환경부가 2021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36%가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 먹는 것으로 나타났는데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직접 음용률 평균인 51%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2)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먹는 물과 씻는 물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서든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는 없을까? 스마트워터시티라면 가능하다.
미래형 물순환 도시, 스마트워터시티
‘스마트워터시티(Smart Water City)’는 물 소비자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건강한 물 공급체계가 구현된 ‘미래형 물순환 도시’를 말한다.
스마트워터시티에서는 물을 공급하고 소비하는 전 과정에 ICT 기술을 접목하여 수량 및 수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한다. 따라서 물 소비자들은 물이 어디로 흘러 들어와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수질의 물이 만들어지고, 다시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다.
스마트워터시티는 국제적으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디지털 워터 플랫폼’의 하나로써, 세계 각국은 스마트 기술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물 생산과 수요, 분배를 예측해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3)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이 스마트워터시티의 핵심
스마트워터시티에서 이루어지는 물관리의 핵심은 바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이다. 먼저, 원수를 제공하는 하천수와 지하수의 수질·수량을 물을 취수하는 지점에서부터 점검하고 깨끗한 물을 모은다. 이후 고도정수처리와 수질검사를 거쳐 각 사용처로 물을 분배하는데, 수압계, 유량계, 자동 수질 측정 장치를 갖춘 공급망 체계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오염물질이 섞이면 자동 배수 장치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차단하여, 원천적으로 더러운 물이 공급되지 않도록 한다. 동시에 수도관의 노후 상태와 오염 여부도 진단하여 오염물질이 감지되면 관 세척을 진행한다. 기존에는 정수장에서 염소 소독을 거쳐도 실제 물을 이용하는 단계에서는 염소 농도가 유지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워터시티에서는 정수장 이후 공정에 설치된 제염소를 통해 염소 소독제가 자동 분산 주입되므로 최종단계까지 적정한 염소 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 스마트워터시티에서는 시민들이 자신이 마시는 물의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이 누리는 스마트워터시티의 혜택
스마트워터시티에서는 물의 데이터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제공되어 생활 속의 의사결정에 활용되고, 그 결과로 물의 음용률과 만족도를 높여 실제적인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물 소비자들은 자신의 가정과 시설에서 물을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 시간당 소비량을 알 수 있어, 물을 더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수질을 수질 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과 전광판 등을 통해 정확하게 파악하거나, 물 공급 시스템의 스마트미러링 기능으로 각 가정의 물 사용량을 원격으로 계측하여 빈 아파트나 취약계층 가구의 물 소비 변화를 감지하여 적정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폐수 기반 역학 및 실시간 분석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4)
스마트워터시티 구축을 위한 노력
우리나라는 스마트워터시티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여 그 가능성과 실용성을 확인해왔다. 2014년에는 경기 파주시에서 스마트워터시티 시범사업을 추진하였는데, 수질 만족도가 93.8%까지 증가하고 수돗물 직접 음용률도 1%에서 36.3%로 증가했다.
세종시는 2017년부터 스마트워터시티 구축사업을 추진하여 상수도 통합관제시스템과 수돗물 공급 모델을 고도화하였다. 이를 통해 수량관리, 수질관리, 음용 환경개선, 통합관제센터 등 선진형 물관리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이처럼 지역별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스마트워터시티는 2020년 하반기 서울, 부산, 광주광역시를 포함한 44개 지자체 내 우선 도입되었으며, 2022년까지 전국에 차례로 구축될 예정이다.
스마트워터시티는 미래 시민들의 권리
기존의 물관리 시설에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과 공공 정책을 결합한 스마트워터시티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효율적이고 안전한 물관리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도시를 스마트워터시티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물 공급의 안정성과 수질개선, 실시간 정보제공으로 물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매우 크다. 앞으로 스마트워터시티를 통한 효율적인 물관리와 안전한 물 공급으로 보편적인 물 복지가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1) 국민 3명 중 1명 수돗물 마신다···실태조사 첫 공개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1.10.26.)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56477461
2) [2020 수돗물 대해부] <3> 1,000명 대상 수돗물 인식조사 (서울신문, 2021.1.14.)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115008002
3)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1~2030) (관계부처 합동, 2021)
4) 하수는 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하고 있는지 (동아사이언스, 2022.4.25.)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3765
5) 물산업 실태분석을 통한 국내 물산업 진흥 추진전략 마련 연구(수자원공사, 2020)
https://www.kwater.or.kr/busi/water02/smartWater01Page.do?s_mid=1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