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 Vol. 10
경춘선 열차가 젊은이들의 낭만으로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서울을 빠져 나와 한시간 정도 달리면 펼쳐지던 너른 호수와 푸릇한 산세, 그것은 싱그러운 젊음 그 자체였다.
그렇게 설렘을 안고 다다른 종착지는 춘천.
한강 상류에 자리한 춘천(春川)은 봄내, 봄 시내란 뜻이다.
이름처럼 봄의 정취와 청춘의 낭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고장이다.
예나 지금이나 ‘춘천’이라는 도시는 5월의 봄, 청춘과 닮아있다.
▣ 호반의 도시, 춘천
소양강과 북한강 두 물줄기가 만나는 춘천은 댐으로 인해 생겨난 의암호, 소양호 등 여러 호수들이 있어 ‘호반의 도시’로 불린다.
산세와 어우러진 호반은 호젓한 풍경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카누와 요트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그 중 춘천 물레길은 우리나라 최초로 카누를 타고 물길을 따라 여행할 수 있다.
▲ 대학생들의 MT장소로 유명했던 강원도 춘천. 춘천의 봄 속으로 열차가 달리고 있다.
▲ 호반의 도시답게 춘천은 수상레포츠는 물론 호반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거리, 볼거리들이 있다.
사진 왼쪽은 소양강 스카이워크 / 오른쪽은 카누 체험
물의 도시답게 춘천에는 물길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춘천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지천. 시내를 지나는 이 작은 하천 주변에는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이디오피아 참전기념비 등이 있다.
또한 공지천 유원지에서 공지천교를 건너 의암공원을 지나 춘천 MBC에 이르는 공지천 산책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1년 봄시즌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 공지천의 봄 풍경
▣ 예술의 도시, 춘천
춘천은 한국 근현대 문학들을 탄생시킨 무대이다. 이인직의 신소설 <귀의 성>부터 조정래의 ‘누명’, 전상국의 ‘아베의 가족’, 이외수의 장외인간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학 곳곳에 배경으로 등장한다. ‘일제강점기 한국 단편소설의 축복’으로 평가되는 소설가 김유정(1908~1937). 그의 고향은 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이다. 김유정 문학촌으로 거듭난 실레마을에 들어서면 그의 생가와 기념전시관, 문학 산책로 등이 있으며 매년 다양한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 단편 <솟(솥)>의 마지막 장면을 재현한 실물 크기 동상. 김유정역과 강촌 일대에서는 이달 31일까지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가 열린다.
춘천하면 ‘마임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몸짓의 향연인 마임축제는 30년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 3대 마임축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는 6월 2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공지교∼효자교 산책로에서 마임과 광대 공연 등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와 세계의 애니메이션 역사를 볼 수 있는 춘천애니메이션 박물관과 인형극장, 장난감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등이 있다.
▲ 런던 마임축제, 프랑스 미모스 축제와 함께 세계 3대 마임축제 중 하나인 춘천 마임축제. 국내외 마임 아티스트들의 깊이있는 공연과 관객들이 함께 즐기는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올해 축제는 '지구의 봄' 이라는 주제로 봄, 여름, 가을 시즌제 페스티벌로 진행된다. 사진은 물폭탄을 만들어 난장판을 벌이는 마임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水라장.
▣ 맛의 도시, 춘천
여행의 백미는 식도락일 터. 춘천하면 닭갈비와 막국수 등 메밀음식이 떠오른다.
명동 닭갈비 거리를 중심으로 춘천 곳곳에 닭갈비 맛집들이 포진해 있다. 철판에 볶는 것과 숯불구이 등 입맛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닭갈비를 먹고 후식으로도, 한끼로도 좋은 막국수. 막국수는 메밀가루를 굵게 뽑아낸 면에 김치나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거나, 야채와 양념을 버무려 먹는다. 총떡을 곁들여도 좋겠다. 물의 도시답게 송어회나 향어회, 민물매운탕도 춘천의 별미다.
이외에도 옛 번화가였던 육림고개에 자리한 막걸리촌과 청년 상인들의 맛집들은 춘천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
▲ 춘천의 대표 별미들인 춘천 닭갈비-막국수-송어회
▣ 그 밖에...
자연이 근사한 도시답게 춘천에는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 하이록한우 체험농장인 해피초원목장은 너른 방목장과 야생화 꽃반, 양과 토끼 등을 볼 수 있다. 높은 지대인만큼 북한강 뷰 맛집으로 최근 SNS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숲 속의 작은 유럽’ 제이드가든수목원 역시 영국식보더가든, 만병초원, 이탈리안웨딩가든 등 26개 테마정원에 4000여점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반려견 가족들을 위한 강아지숲 테마파크와 ‘경강PET BIKE’도 만날 수 있으니 이 봄이 가기 전 자연이 주는 낭만과 설렘을 느끼러 춘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춘천 제이드가든 수목원 풍경
* 사진제공 : 춘천시청 / 한국관광공사
* 여행정보 : 춘천관광포털 http://tour.chuncheo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