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좋을

역병이 무너트린 일상에도 어느 새 봄이 찾아왔다.
계절의 여왕, 봄을 알리는 입춘으로 한 해의 절기는 시작된다.


물’을 알면 ‘맛’이 보인다

절기는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기후의 표준점으로,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
24절기에는 봄이 시작되는 입춘을 비롯하여 우수·경칩·춘분·청명·곡우·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입추·처서·백로·추분·한로·상강·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 그리고 겨울의 매듭을 짓는 대한이 있다.


◆ 물과 관련된 절기는?

절기는 농경사회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농사 일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인 만큼 물과도 관련이 깊다.


우수(雨水)

우수(雨水)

양력 2월 19일경, 음력 1월중, 태양의 황경이 330°이며, 눈이 비로 변하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뜻이다.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였다.


< 관련 속담 >
-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 :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서 추운 날씨가 누그러짐을 나타낸다.
- 우수 뒤의 얼음같이 :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이른다.
- 우수에 풀렸던 대동강이 경칩에 다시 붙는다 : 우수를 지나면서 따뜻해진 날씨가 경칩 무렵에 다시 추워진다는 의미다.


곡우(穀雨)

곡우(穀雨)

양력 4월 20일경, 음력 3월, 태양의 황경이 30°이며,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이므로 사람들은 곡우물을 먹으러 깊은 산이나 명산을 찾기도 한다. 수액을 받기 위해 나무에 홈을 파고 통을 매달아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 관련 속담 >
-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든다 : 곡우 무렵에 비가 오면 못자리하기가 좋기 때문에 풍년을 기대할 수가 있다는 뜻이다.
-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 곡우에 가뭄이 들면 그 해 농사가 치명적이라는 의미다.
- 곡우에는 못자리를 해야 한다 :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를 해야 추수할 때 많이 수확을 기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어김없이 돌고 도는 절기지만 돋아나는 새순과 꽃망울에 이 혼란이 사라지고 농사는 물론, 모든 일에 풍요로움이 깃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