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기후위기시대, ‘물’도 탄소중립 실현에 한 발자국 타이틀

탄소중립을 향한 흐름 아이콘
탄소중립을 향한 흐름


온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2021년, 코로나19 못지않게 국가적인 화두가 된 것이 바로 탄소중립이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인류생존 한계선인 1.5°C 이내로 억제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이 발표된다. 2021년 8월 31일에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사항들을 규정한 탄소중립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였으며, 10월 18일에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이 공개되었다. 기후 위기를 심각하게 여기고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해서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하는 가운데, 작년 한 해 동안 정부 각 부처는 탄소중립 기본계획과 전략, 그리고 로드맵 수립에 나섰다.



환경부, 물분야 탄소중립 전략으로 방향성 제시 아이콘
환경부, 물분야 탄소중립 전략으로 방향성 제시

환경부, 물분야 탄소중립 전략으로 방향성 제시 이미지
환경부는 2021년 5월 13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산하 공공기관과 함께 물관리 분야 2050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나 해양수산부 등 타 부처의 전략들이 12월에 발표된 것에 비해 빨랐는데, 이는 2019년 물관리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물관리 기능이 환경부로 일원화되었고, 물관리 책임 기관을 규정하는 한편 지속적인 물순환 체계구축이라는 목적을 명확하게 제시한 덕분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략에는 “함께 만드는 탄소중립, 함께 누리는 물환경”을 비전으로 정하고, 선도, 신속, 협력의 추진전략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물관련 신재생에너지 육성 및 탄소저감, 디지털·지역특화 물산업 육성기반 구축, 탄소중립·디지털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 강화, 혁신 기반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의 4대 부문의 중점 추진 계획을 소개하며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세부적인 로드맵을 그린 수자원공사 아이콘
세부적인 로드맵을 그린 수자원공사

세부적인 로드맵을 그린 수자원공사  이미지
물관리 탄소중립 전략의 세부적인 설계도라 할 수 있는 로드맵에는 탄소제로 물관리, 물에너지 확대, 그린수소 활성화, 흡수원 조성의 4대 핵심 전략을 담았다.

용수 공급 전 과정에서 에너지 운용을 최적화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저탄소 수돗물 공급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또한 댐 고유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고 안전성을 확보한 태양광 개발을 확대하고 수열에너지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러한 물 에너지를 통해 확보한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여 그린수소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물관리 수역 주변의 자연생태 기반 탄소흡수원을 발굴한다. 수자원공사는 4대 전략 12대 이행과제를 통해 2050년 7.8백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실가스 저감 하폐수 관리체계를 만드는 환경공단 아이콘
온실가스 저감 하폐수 관리체계를 만드는 환경공단

온실가스 저감 하폐수 관리체계를 만드는 환경공단 이미지
한국환경공단은 지난해 3월, 2050 탄소중립 경영을 선언하고 5월에는 물관리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환경공단은 ‘자연친화형 스마트 물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2030년까지 바이오가스 및 그린수소 생산 등 물-에너지 연계 신사업을 발굴하여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환경공단의 전략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하폐수 부문 탄소중립 계획이다. 환경공단은 하수도시설의 스마트 하수도 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에 나선다. 특히 하폐수 등 물환경분야 기초시설의 IOT 기술을 도입하고, 에너지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분뇨, 음식물류폐기물, 하수 찌꺼기 시설을 활용하는 통합 바이오가스 시설 확충하고 하폐수처리장 처리수를 열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하폐수 열에너지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물분야 탄소중립으로 가는 3가지 방법 아이콘
물분야 탄소중립으로 가는 3가지 방법

환경부, 수자원공사, 환경공단의 물관리 분야 탄소중립 전략과 로드맵에서 제도 지원과 행정적인 부분을 제외한 실제 활동은 크게 에너지 사용 절감, 친환경 에너지 생산, 그리고 탄소흡수원 조성의 3가지로 볼 수 있다. 수자원공사는 정수장과 취수장, 가압장 등 시설에 사용되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송수시설을 고효율화하고, 태양광 발전과 수열에너지 냉난방, 수소 비상발전기 등 시설에서 직접 친환경 에너지 발전시설을 갖추고 이를 사용한다. 환경공단의 IOT 기술 도입한 스마트 하수도 관리체계도 역시 에너지 효율을 높여 소비량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는 수상 태양광과 수열 에너지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린 수소생산의 경우 수상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를 수소생산에 활용하는 계획이다. 수변생태벨트, 생태마을 조성 등을 통한 탄소 흡수원 확충은 산림청, 지자체 등 관계부처와 협력이 필수적인 부분이다.



정확한 물분야 탄소 배출량을 통한 전략 정교화 필요  아이콘
정확한 물분야 탄소 배출량을 통한 전략 정교화 필요

물관리 분야의 로드맵과 전략을 타 기관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물분야의 명확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물 분야의 경우 수자원공사의 수돗물 생산과정에서 계산된 배출량을 제외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현황과 전망, 감축 잠재량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관리 분야를 포괄하는 배출가스 전체의 기준은 없으며 국제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성상 개별 부문으로 편제돼 있지 않다. 현재의 물관리 온실가스 배출량은 IPCC 가이드를 참고한 것으로 2018년 기준 1,831만5,000톤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2.5% 수준이다. 앞으로 정확한 물분야 온실가스 통계를 얻기 위한 연구와 기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배출 감소 목표량 대비 과도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물관리 탄소중립 전략과 로드맵을 더욱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물분야 탄소중립 정책과 계획은 에너지 소비주체이면서, 친환경 에너지 공급 주체인 물분야의 특성상 복합적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이제 2030년 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실행하는 첫 해인 2022년이 시작되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물분야에 있어서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