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세계 물의 날과 지속가능한 지하수 타이틀

스마트 물관리란?


우리는 기존에 하던 일을 더 빠르고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을 때 ‘스마트’라는 별명을 붙인다. ‘스마트’라는 단어를 붙이는 영역에 따라서 “똑똑하다”라는 원래의 의미를 뛰어넘어 ‘지능형’, ‘첨단’, 친환경 등 다양한 의미로 확장된다.

‘스마트 물관리’란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최신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을 사용해 빠르게 정보를 얻고 문제를 파악하여 통합적인 관점에서 해결하는 물관리의 전 과정을 말한다. 특히 물관리 분야에서는 상수원 관리와 상수도 배분, 하수도 처리, 지하수 정보 취합, 수재해 예방처럼 최첨단 기술의 도움이 절실한 부분이 많다. 해마다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는 인류에게 경고의 붉은 신호를 연신 보내고 있다.

과연 앞으로도 인류가 안심하고 사용할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상황에서, ‘스마트 물관리’는 미래의 물 확보에 대한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물관리에 가져온 혁신


물관리 분야에서 주목하는 4차 산업혁명의 ICT 기술은 크게 네 가지를 꼽아볼 수 있다.

하나는 사물에 센서를 부착하여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다. 사람의 뇌가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몸의 장기를 통제하는 것처럼 물관리만을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제어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Big Data)이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인간이 곧바로 해석하여 활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해진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제2의 뇌로서 지능형 제어와 시뮬레이션의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로봇(Robot)은 ‘상수도관로 진단·수리 로봇’처럼 사람이 갈 수 없거나 위험한 장소에서 맹활약할 수 있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은 외부 감각기관과 신경계, 빅데이터는 정보, 인공지능은 뇌, 로봇은 손과 발의 역할을 하여 물관리 프로세스에 획기적인 진화를 이끌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결합으로 물관리 프로세스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지

▲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결합으로 물관리 프로세스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마트 물관리로 생기는 변화들


스마트 물관리가 가져올 변화 중에서 가장 크게 와닿을 부분은 비용 절감 효과이다. 물 생산자는 공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같은 시설을 더 적은 인원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더 적은 비용으로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물관리 공정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지능적·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물 소비자에게도 마찬가지다. 가정과 시설에서 사용하는 물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보다 계획적인 물 사용을 할 수 있다.

물 생산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때문에 물관리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진다. 기술 비용이 감소하면서 농어촌 지역에도 도시 지역과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서 물관리를 할 수 있기에, 물의 분배 문제 해결 및 지역 간 격차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새롭게 열리는 물관리 기술 관련 시장은 큰 보너스이다.

ICT 기술을 가진 타 산업 분야의 업체와 ICT 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던 기존의 물관리 업체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세계와 우리나라의 스마트 물관리 현황


우리보다 한발 앞선 물관리 선진국들은 ICT 기반의 센서와 제어 및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물관리 서비스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국가마다 제각기 겪고 있는 물관리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활용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은 국가 단위의 효율적 수자원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물 관련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며, 호주는 지역 간 물부족 차이(water divide)의 극복을 위해, 독일은 물 사용량 절감과 노후 인프라 개선에 기술 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스마트 물관리를 위한 터전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2022년 국가물관리 일원화 계획에 따라 수자원 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일원화되면서, 물관리의 모든 영역에 걸쳐 스마트 물관리를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계기가 생겼다. 환경부가 마련한 ‘제1차 물관리 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2019~2023)’의 R&D 부분을 살펴보면 ‘지능형 상하수도 운영·관리 기술’, ‘IoT 기반 분산형 정수 및 무인 운영’, ‘물공급 인프라 지능화/효율화 관리’와 같은 스마트 기술 관련 개발 계획이 핵심 추진 사업이다.



스마트 물관리와 미래


이제 스마트 물관리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물관리의 1차 주체인 정부나 기업에는 기존에 골머리를 앓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며, 개인이나 비정부단체에는 정부와 기업이 접근하지 못한 물관리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갈 가능성이 큰 분야다.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네트워크와 ICT 역량, 제조 경쟁력 그리고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IT 기술자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들이 물관리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세계의 스마트 물관리 시장을 이끌어가는 그 날을 바라본다.



참고문헌
1.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2017),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 I-KOREA 4.0」
2. 구자용(2019), 「물관리에 지능을 부여하다. 스마트 물관리」, 『서울 워터』 제11호(통권22호)
3. 한국환경산업기술원(2021). 「2020년 상·하수도 R&D 기술동향 보고서」